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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단감 / 이 가을의 마지막 피날레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할머니 댁의 한 편에는 소 두 마리가 우는 작은 외양간과 그 옆을 문지기처럼 지키는 감나무가 있었다. 할머니는 계절이 가을에 접어들면 나무에서 떨어지는 감을 소쿠리에 담으셨는데, 보통은 그것으로 감말랭이를 만드셨지만 생으로 깎아 드시기도 했다.당시 어린 나는 할머니가 하신 "감을 먹으면 화장실에 못 간다"라는 말 때문에 말랭이가 된 감만 먹었지만, 그 날은 무.. 더보기
사과 한 조각 / 할머니, 당신이 겹쳐집니다. 하늘에 가을 특유의 '멋'이 짙게 깔려 있다. 가식적인 겉멋이 아닌 당연한 듯한 멋스러움이 저녁 하늘을 채우는 덕에, 시시각각 시선을 빼앗긴다. 좋다 이 가을이. 따가운 볕과 달리 후미진 곳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까지 다. 가을 분위기에 한껏 취해 정처 없이 한적한 저녁을 돌아다녔다. 조용한 거리든 북적이는 거리든 가리지 않으며 목적지가 없는 방황을 기쁜 마음으로 누렸다. 그러다 동네의 작은 시장에 발길이 닿았고, 저 멀.. 더보기
곶감 / 땅이 키우고 바람이 빚다. #스물아홉 번째 글 (17.01.09)땅이 키우고 바람이 빚다겨울이 중간쯤 지나고 나서야 곶감을 집어 들었다. 꾸덕꾸덕한 곶감은 어르신들이 그리 좋아하신다 한다. 예로부터 제사 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곶감은 완전한 건시부터 속은 촉촉한 반시까지 식감도 맛도 제 각기 본연에 특징을 지니고 있어 먹는 재미까지 있다.가을의 끝자락, 가을과 겨울에 중간 건널 목에서 만들어지는 곶감은 왠지 여유롭고, 인자하시면서도  시원한 어투의 할머님을 닮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