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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화산배 / 찰나가 남긴 깊은 것들 모호한 색이다. 어느 것으로 이름을 지어 불러야 하고, 어떤 단어를 입에 올려 너의 색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노란색으로 할까? 그렇게 칭하기에는 빛이 꽤 바래져 있다. 연한 노란색으로 할까? 그렇게 칭하기에는 연노랑이 가진 풋풋함과 연약함과는 이질적인 투박함을 가졌다. 그럼 어떠한 색으로 너를 표현하면 좋을까?문득 눈을 하늘에 올려다 놓았다. 햇빛이 가을을 입은 탓에 그 색에 붉은 끼가 서려 있었다. 만선의 꿈을 이룬 배 수백 척이 파.. 더보기
추석은 모두가 행복할 수 없었다. / 중의적 단어 바깥보다 안이 더 분주한 날. 밖 보다 안의 밀도가 더 높아지고 '남'보다 가족의 유대가 더 깊어지는 날. 바로 명절이다. 일 년에 몇 번 보기도 어려운 먼 가족은 '친척'이라는 이름으로 구분만 되어 있을 뿐, 그저 아는 지인 정도에 그칠 만큼 서먹서먹한 관계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명절은, 좋은 핑계가 되어 그들을 한 곳으로 끌어 모은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게 한다."어찌 됐든 가족이지 않으냐"라는 절.. 더보기
홍로 사과 / 가을과 함께 와, 추석과 함께 간다. 가을이 이 땅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새로운 과일을 여는 일인가 보다. 가을의 입구에 들어서면 매년 변함 없이 햇사과와 햇배가 열린다. 배는 '원앙, 화산, 신고'라 불리는 품종이 차례로 열리기 시작하고 사과는 '홍로'라 불리는 품종이 열리는데, 나는 사과 중에 가장 맛 좋은 품종을 추천해 달라 하면 두말 하지 않고 바로 '홍로'라 말할 정도로, 이 사과를 굉장히 좋아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