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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고향의 '향'이 되는 냄새 소란스러운 한낮의 도시는 새벽에도 어김없이 본연의 모습을 발한다. 지치지 않고 불을 밝히는 등대나 꺼지지 않는 가로등은 새벽이 내는 또 다른 빛이라는 소음이다. 낮은 귀를 파고드는 소리에, 밤은 눈을 아득하게 하는 빛에 우리는 쉼 없이 쬐여 어느샌가 지쳐버리곤 한다. 그래서 도시의 발달에 정기를 빼앗겨 빛을 잃은 듯한 깊은 시골의 어둠은 공포보다는 아늑함, 나른함 보다는 안식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 특히, 그곳이 가진 그곳만의 향이 되지 못한.. 더보기
연어가 가진 향수병 / 명절 탓일까, 본능 탓일까. "고향이 그리워 앓는 병"이라는 뜻의 '향수병'이라는 말이 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 살고 있을 때, 아픔 없이 가슴에 구멍을 뚫는 이 병은 장소 뿐만이 아닌, 사람에 의해서도 생겨 난다. 누군가와 함께한 기간이 길어지면, 이 삶에서 그가 빠져 나갔을 때 더할 나위 없는 공허가 찾아와 그리워지게 되는 것도 향수병이라 할 수 있다.그리고 이 병은 지적 생명체라 불리는 우리 인간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생명을 품은 모든 것들을 관통한다. 말하지 .. 더보기
화산배 / 찰나가 남긴 깊은 것들 모호한 색이다. 어느 것으로 이름을 지어 불러야 하고, 어떤 단어를 입에 올려 너의 색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노란색으로 할까? 그렇게 칭하기에는 빛이 꽤 바래져 있다. 연한 노란색으로 할까? 그렇게 칭하기에는 연노랑이 가진 풋풋함과 연약함과는 이질적인 투박함을 가졌다. 그럼 어떠한 색으로 너를 표현하면 좋을까?문득 눈을 하늘에 올려다 놓았다. 햇빛이 가을을 입은 탓에 그 색에 붉은 끼가 서려 있었다. 만선의 꿈을 이룬 배 수백 척이 파.. 더보기
추석은 모두가 행복할 수 없었다. / 중의적 단어 바깥보다 안이 더 분주한 날. 밖 보다 안의 밀도가 더 높아지고 '남'보다 가족의 유대가 더 깊어지는 날. 바로 명절이다. 일 년에 몇 번 보기도 어려운 먼 가족은 '친척'이라는 이름으로 구분만 되어 있을 뿐, 그저 아는 지인 정도에 그칠 만큼 서먹서먹한 관계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명절은, 좋은 핑계가 되어 그들을 한 곳으로 끌어 모은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게 한다."어찌 됐든 가족이지 않으냐"라는 절.. 더보기